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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5일 월요일

[교육청 연구과제#15]

어느 월요일, 식상이가 오늘까지 제출해야하는 보고서가 있지만, 그날도 식상이는 자느라 교수님의 전화도 받지 않고 교수님은 화가 나신 상태였다. 결국 해솔은 8 km 떨어진 식상이의 자취방으로 깨우러 가야만 했다(식상이의 자취방 편 참조). 해솔이 출발한 지 얼마 안 되어 식상이로부터 지후에게 전화가 왔다.

 

지후 : 여보세요?

식상 : 지금 어디노?

지후 : (이 ㅂㅅ같은 사투리는 언제까지 쓸 건지,,,) 연구실입니다.

식상 : 내 자리로 가봐레이.

지후 : (완전 명령조구만...) 왔습니다.

식상 : 비밀번호는 oooo인데 내 이메일 아이디 로그인 되어 있으니까 지금 열려있는 보고서 파일 좀 내게 쓰기로 보내라.

 

지후는 식상이의 컴퓨터에서 금요일 날짜로 되어있는 파일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저녁을 먹는데 식상이가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다. 누가 봐도 나 피곤하니까 관심 가져 달라는 특유의 표정이다.

 

지후 : 형님 좀(도대체 뭘 했다고) 피곤하십니까?

식상 : ,,, 주말 내내 밤새서 보고서 작성했거든, 그래서 피곤해 죽겠네... 사실 오늘 아침까지 밤 새다가 잠깐 눈 붙인게 잠들어 버렸어.

 

이 병신은 뭐지... 오늘 아침에 지후한테 보고서 보내라고 해놓고 그걸 믿으라는 건가? 지후 와 해솔 모두 주말 내내 출근하였지만 식상이는 출근하지 않았다.

 

 

2018년 11월 7일 수요일

[해커 식상]

오늘도 느지막히 출근해서 컴퓨터 자판을 조금 두들기던 식상. 갑자기 지후에게 다가와 말을 건다.

 

식상 : 지후야, 너 과제관리 시스템 교수님 ID랑 비밀번호 알지?

지후 : (그것도 모르나...) . 알고 있습니다.

식상 : 그럼 그거 교수님 학교 ID랑 똑같을 거란 말이야? 그걸로 좀 들어가 볼래? 내가 교수님 ID로 로그인해서 메일 하나 지워야하거든?

지후 : (미친... 이게 대학원생의 발상인가...) 그거랑 다른건데요... 그리고 학교 홈페이지 로그인하려면 인증서도 있어야돼요..

식상 : 아 맞다... 그렇지...? 큰일났네?

 

진짜 큰일인건 너 같은 놈을 대학원생으로 둔 우리 연구실이야...

 

 

2018년 11월 8일 목요일

[식상한 스테이플러]

어느 날 지후의 책상에 있던 스테이플러가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하는 마음에 식상이의 책상을 보니 본인의 스테이플러를 발견한다.

쓸거면 말이라도 하고 가져가던가...’ 지후는 본인의 스테이플러를 가져가고 연구실의 여분의 스테이플러를 식상이의 책상위에 두었다.

그런데 얼마 뒤, 자리에 오니 본인의 스테이플러는 다시 식상이가 가져가고, 지후의 책상에는 식상이 책상에 두었던 여분의 스테이플러가 놓여져 있다.

이 무례한 행동은 어디서 배운 걸까...

 

 

2018년 11월 11일 일요일

[교육청 연구과제#16]

식상이가 제출한 보고서에 대해서 교육청으로부터 회신이 왔다. 담당 공무원이 연구실을 방문해 보고서를 수정하자는 내용이었다. 칼 같은 퇴근이 장점인 공무원이었지만, 식상이의 보고서 지연, 형편없는 보고서 수준 때문에 담당 공무원에게 주말 야근 출근은 어쩔 수 없는 사항이었다. 결국 담당 공무원이 보고서를 검토하고 만나기로 한 시간은 일요일 밤 9시였다.

일요일, 지후와 해솔이 일을 하고 있는데 저녁 8시가 넘어 출근한 식상이가 말했다.

 

식상 : 지후하고 해솔, 지금 하고 있는 일 전부 다 멈추고 이 과제에 붙어!

 

미친놈... 도와달라고 빌어도 모자랄 판에 붙어? 정말 어디서 배운 예의인지 모르겠다.

 

식상 : 지후는 이 부분 수정해주고... 해솔은 이 부분 수정해주고...

 

식상이가 열심히 지후와 해솔에게 일을 떠넘기려 하는데 예정보다 조금 일찍 담당 공무원이 도착하였다.

다행히 지후와 해솔은 본인들의 업무로 돌아가 일하고 있는데, 자리에서 보고서를 수정하던 식상이는 순조롭지 못한 듯 하다.

 

공무원 : 이건 이러이러 해서 잘못되었으니, 수정해 주셔야하고요,..

아니 그거 말구요... 아니 그게 아니라요...

 

식상이가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자 결국 공무원이 식상이의 자리에 앉아 자판을 잡고 수정하기 시작한다.

불쌍한 공무원님... 저희가 대신 사죄드립니다.

그로부터 며칠 뒤, 식상이는 그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얘기하였다.

 

식상 : 그 공무원도 정말 지독하더라구요~~ 그 주말에 연구실까지 찾아와서 사람을 들들 볶아대고... 새벽까지 일하다 가고... ~~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2018년 11월 15일 목요일

[서울 학회에서 생긴 일(2018)#1]

서울에서 개최된 학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회 첫날, 우리 연구실을 졸업한 다정을 만났다.

 

식상 : ! 다정아~~ 안녕~~

다정 : ... 오빠... 잘 지내셨어요?

식상 : 응 잘 지냈지?

다정 : ... ! 이제 연구실 졸업했으니 오빠가 아니라 선배라고 불러야겠죠?

식상 : !! ㅋㅋㅋㅋㅋ 왜 선배라고 부르는데? ㅋㅋㅋㅋ 그럼 기용이랑 정현이(둘 다 연구실 동문)도 오빠가 아니라 선배라고 부르나?

다정 : ... 그 오빠들은 친하니까...

 

[서울 학회에서 생긴 일(2018)#2]

지후의 발표가 끝나고 오후 3시 경, 식상이와 지후는 잠시 숙소에서 쉬기로 하였다. 숙소로 가자 종업원이 체크인 시간이 오후 6시 부터라 지금은 입실이 불가능하다고 하였다. (식상이는 하루 전 미리 올라와 방을 잡은 상태) 지후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지금 너무 피곤해서 지금 체크인 가능한 숙소를 찾겠다고 하고 식상이와 다른 숙소를 잡을 수 있었다.

 

[서울 학회에서 생긴 일(2018)#3]

식상이가 지후에게 말하였다.

 

식상 : 이번엔 학부생들 발표 안 하나? 보통 초록 하나씩은 쓰지 않나?

 

아마 여자 학부생들이 안 와서 되게 시무룩한 모양이다.

 

지후 : 이번엔 교수님께서도 별다른 말씀 없으셔서 제출 안 했습니다.

식상 : 야 그러면 너희들이 먼저 교수님한테 말씀드리고 애들 초록 쓰게 해서 학회 참여 시켜야지~~

 

애들 학회 참가 경비는 본인이 내나...

 

식상 : 앞으로 학회가 있으면 니들이 먼저 교수님한테 말씀드리고 애들 초록 쓴거 대학원생들이 먼저 봐 주고.... 아 대학원생이라고 해봤자 내년에는 너(지후)밖에 없구나? 아무튼 대학원생들이 한번 봐 주고, 그 다음 나한테 왔다가 교수님 보여드리고....

 

본인은 대학원생 아닌 줄 아는 식상이... 문제가 심각하다....

 

식상 : 알겠제? 앞으로 그렇게 해야 된데이?(어색한 사투리)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사실 식상이도 이번 학회에 아무 이유 없이 초록을 안 내고 참석했다.

 

[서울 학회에서 생긴 일(2018)#4]

학회 첫날 저녁, 다시 숙소로 향하던 길에 식상이가 지후에게 물었다.

 

식상 : 이제 방에 가서 뭐하노?

지후 : ... 가서 일하려구요

식상 : (놀아달라는 뜻으로) 할 일 뭐노? 끝나면 몇시 쯤 될 것 같은데?

지후 : 저 서울에 친구 있는데 그냥 그 친구 만나서 놀려구요.

식상 : 아 그래? 난 서울에 친구 없는데,,, 내 친구들은 다 미국에 있어...

사실 서울에 있는 친구들은 여자밖에 없는데 거의 다 결혼을 해서 불러내기가 그렇네.

지후 : ... 진짜요?

식상 : 아 그럼 정현이라도 불러야하나...? 안 나온다고 하겠지?

 

그날 지후는 식상이를 따돌리고 선배 정현을 만나서 식상이를 욕하며 놀았다.

 

[서울 학회에서 생긴 일(2018)#5]

식상 : 지후야, 통계 분석 기법 중에 판별 분석이라고 들어 봤나?

지후 : 판별분석이요?

식상 : 어 그건 좋은점이... ...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독립변수로 뭐가 들어갈 수 있노?

지후 : 연속형 변수, 명목형 변수 다 들어갈 수 있습니다.

식상 : (씨익)확실하나?

지후 : . 원래 독립형 변수는 더미변수 지정해서 넣지 않습니까.

식상 : (움찔)... 그렇지.... ... 근데 그건 더미변수 지정을 해야 하잖아? 근데 판별분석이라는 것은..... (후략)

 

그렇게 식상이 설교 디펜스에 실패한 지후는 30분 이상이나 식상이의 통계강의를 들어야만 했다.

 

식상 : ....내가 누나한테 50만원 받고 통계 알바를 뛰었거든....

 

 

[서울 학회에서 생긴 일(2018)#6]

식상이의 실체를 알고 있는 연구실 학부생들은 식상이에게 말을 먼저 걸지 않고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다.(불의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시원의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

 

식상 : 지금 있는 학부생들은 별로 정이 안가더라? 애들이 별로 말도 없고.... 나 때는 안그랬는데...

 

이 얘기를 들은 학부생들은 몹시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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