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 생활 / 웹소설 [대학원일기-식상한이야기] 서론 (업무편)

서론

이 회고록의 저자들(지후, 해솔)은 대학 연구실에서 석사 과정을 밟은 대학원생들이다. 석사 과정 중 연구실에서 박사 과정으로 있었던 식상이와의 에피소드를 기록하고자 한다.

식상이는 학과에 작은 아버지(H 교수)가 교수(학과장, 단과대학 학장 역임)로 재직 중이라 다른 교수님들도 함부로 못 대하며, 본인을 그걸 이용한다.

씻지 않아 항상 몸에서 무어라 형용할 수 없던 퀴퀴한 냄새로 저자들을 괴롭히던 식상이. 식상이란 이름은 지후가 어느 추석 때 선물 받았던 식혜가 상하였을 때 맡았던 냄새가 마치 식상이의 그것과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2018년 10월 08일, 이 일을 널리 알리고자 회고록을 쓰기 시작한다.

회고록에 앞서 기술할 이 이야기는 저자들이 지인으로부터 들은 식상이 이야기로, 식상이가 석사과정 때의 이야기이다.

이를 통해 본 회고록에 앞서 식상이의 모습을 묘사하고자 한다.

 

 

업무편

 

<식상이 근무패턴>

 

석사과정을 풀타임으로 하던 식상이의 출근은 빠르면 11시 30분(점심시간 직전), 늦으면 오후 4시 ~ 5시 출근이다. 급한 일이 있으면 다른 대학원생들이 집까지 찾아가 깨웠던 날이 매우 빈번했다고 한다. 그렇게 늦게 출근한다고 하더라도, 밤 늦게까지 일하는 것은 아니며, 저녁 식사 후에도 계속 코를 골며 잠을 잤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실에서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밤 새워 일했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한다.

식상이는 종종 연구실에서 밤을 새워 일했다고 자랑하곤 하는데, 물론 이것조차 일반인의 기준과 다르다. 일반적으로 밤을 새워서 작업한 것을 ‘밤을 새웠다’라고 표현하는 것과 달리 식상이는 연구실에서 잠을 자면 밤을 새웠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전격 특수 작전>

 

어느 날, 급한 일이 있어 식상이를 찾는 교수님, 당연히 식상이는 아직 출근을 하지 않았다. 식상이 출근시키기 대작전에 투입된 대원(대학원생)들의 이야기이다.

 

플랜 A 전화 – 수십 통을 해도 당연히 받지 않는다. 받았으면 빅보스(교수님)가 지시하지 않았겠지.

플랜 B 수색 – 먼저 식상이의 서식지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대원들은 식상이가 살고 있다는 자취방 건물로 가서 전기, 가스 요금 고지서를 뒤져 식상이가 사는 원룸의 번호를 찾아내었다.

플랜 C 잠복 – 그러나 현관문은 대원들에게 돌입을 허락하지 않았다. 집주인도 세입자 보호의 의무에 충실하다. 결론은 하나다... 기다림...

플랜 D 돌입 – 드디어 건물에서 누군가 나와 문이 열렸다. 대원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돌입!!

플랜 E 반격 – 초인종과 문을 두드리는 대원들을 맞이한 건 팬티만 입은 반나체 상태의 식상. 이 때문에 다정은 비명을 지르며 전장에서 이탈하였다. (결국 다시는 복귀하지 못하였다고 한다.)

플랜 F 반복 – 이 작전에 끝은 없다. 식상이가 졸업할 때 까지 선배든 후배든 가리지 않고 반복될 뿐...

 

<식상이 제발 저린다>

 

오늘도 역시나 연구실 모두는 출근을 했지만, 식상이는 출근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옆방에 있던 진수 선배가 식상이를 불렀다.

 

진수 : 식상이 왔나?

 

하지만 아무도 대답이 없다...

한 시간 쯤 뒤

 

진수 : 식상이 왔나~~?

 

역시나 대답이 없다...

또 시간이 흐른 뒤

 

진수 : 식상이 왔나~~?

식상 : 예~~ 저 온지 좀 됐습니다~~!!

 

<횡령범 식상>

 

식상이는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잡다한 사고를 숨 쉬듯이 치지만, 큰 사고도 치곤 하였다. 식상이가 졸업할 무렵, 연구과제의 정산을 마무리 할 때의 일이다. 연구과제의 출장비는 ‘선 지출, 후 지급’이 원칙인데, 이를 악용하여 약 50 만원의 연구실 공금을 횡령한 것이다. 하지만 걸릴 수 밖에 없는 이 사실은 다정에게 발각 되었고, 다정은 한 회식 자리에서 교수님께 말씀드렸다.

 

그때 당시 식상이는 간단한 실험을 하나 맡아 아르바이트비 식으로 50 만원을 지급 받을 예정이었는데, 교수님은 해당 아르바이트비와 횡령한 금액을 퉁 치고 넘어가는 것으로 봐주었다.

그때 봐주지만 않았으면 지금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